왜 미국은 저소득 노동자 층이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높은 건가요?
질문의 전제에 대해 먼저 팩트체크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저소득 노동자층이 보수정당인 공화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높은지 확인을 해보아야 한다는 말입니다.전통적으로 미국에서는 저소득층, 노동자, 노동조합 등이 민주당의 확고한 지지층이었습니다. 공장 노동자, 항만 노동자, 우체국 노동자, 급식 노동자, 잡역부, 캐셔, 간병인 등 모두 민주당 지지세가 월등했습니다. 예를 들어, 퓨 리서치 센터의 한 조사에서는 노동조합원들이 59% 대 39%로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2018년 미국 중간선거에서도 저소득층과 중산층에서 공화당이 42% 득표율로 56%를 얻은 민주당에 크게 밀렸습니다. 1930년대 뉴딜 정책 이후 민주당은 노동자와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을 상대적으로 많이 펼쳐왔고, 이들은 따라서 오랫동안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 되었습니다.그런데 2024년 대선에서 상황이 극적으로 변했습니다. 최근 30년 사이 처음으로 저소득층이 공화당에 더 높은 지지를 보낸 현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서로 자리를 바꾼 모습이 나타났는데, 민주당이 특히 가장 뼈아파하는 부분은 바로 유색인종과 저소득층의 현저한 이탈이었습니다.따라서 질문의 전제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저소득 노동자층이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높다"는 것은 오랫동안 지속된 현상이 아니라, 2024년 대선에서 처음 나타난 매우 최근의 변화입니다. 역사적으로는 정반대로 저소득 노동자층이 민주당을 지지해왔습니다.그렇다면 정확한 질문은 "왜 미국에서 최근 저소득 노동자층이 전통적 지지 정당인 민주당을 떠나 공화당 지지로 돌아서고 있는가?"가 되어야 하겠지요.사실 2024년 대선에서 저소득층이 민주당을 떠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분석이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 민주당이 친기득권 성향을 보이면서 백인 노동자 계층의 불만이 쌓였다는 지적이 있고, 민주당이 정체성 정치에 집중하면서 저소득층 노동자들의 경제적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분석도 있습니다.반면 트럼프와 공화당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메시지와 강경한 이민 정책, 제조업 일자리 강조로 이들의 불안을 대변한 것처럼 보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민주당의 정책이 실제로는 저소득층에게 도움이 되었음에도, 공화당의 비판에 유권자들이 오히려 민주당을 비난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실제 정책 효과보다 누가 자신들을 이해한다고 '느끼게' 하느냐가 더 중요했다는 해석이죠. 다만 이러한 분석들은 아직 잠정적인 결론에 불과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현상이 일시적인 변화인지 장기적인 추세인지를 파악하면서 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간의 경과와 함께 좀 더 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겠지요.